아버지의 농구화 아버지의 농구화 정 의 윤 명을 다한 앵두꽃이 비탈진 골목을 꽃길로 만들었다. ‘이제 오는구나. 배고프제? 어서 들어오너라. 밥 먹자’라며, 왁자지껄했을 마당이 텅 비어 적막하다. 집 모퉁이 어디선가 내 이름을 부르는 반가운 목소리가 들릴 듯한데도 고요만 깊어진다. 집배원이 돌.. 내 삶의 조각들 2015.06.12
코스모스 코스모스 밀짚모자 뒤로보이는산모퉁이를 돌아 몇 십미터다시 얕트막한 산자락을 몇 걸음 올라가면지붕에 잔디를 이은 엄마의 황토집이 있습니다. 49일전 이곳으로 이사하셨던 그날부터엄마는 우렁각시처럼밤에 몰래 황토집을 빠져나와너부내 그랑물을 길어나르며 "어서어서 자라거라.. 내 삶의 조각들 2014.08.12
엄마산소를 다녀오다-----49제날 엄마산소를 다녀오다 엄마, 당신 가신지 49일째 엄마 산소에 자리잡는 잔디를 보니까 이제는 정말 엄마를 보내드려야겠네. 그 짙었던 찔레꽃 향기처럼 엄마도 그렇게 보내드릴께. '조금만 더 힘을 내시지, 조금만 더 버텨보시지' 아프게 애끓이던 마음도 훌훌 털어버릴께. 다음생에는 내.. 내 삶의 조각들 2014.08.12
눈물로 엄마를 보내드리며..... 5월은 싱그러움을 안은채6월을 향해 치닫는데도....우리 6남매의 눈물의 응원에도,엄마는 기어이 일어나시지를 못했습니다. 예쁜 화관을 둘러쓴새색씨 같이 고운 엄마가고향 산천에 도착하자하얗게 향기를 내품으며 찔레꽃이먼저 마중을 나와 있었습니다.아부지의 기다림이었을까요. 내.. 내 삶의 조각들 2014.08.12
봄 봄 겨우내 뿌리끝에서 옹송거렸던 꿈이 봄비에 취했나 버들강아지로 피어나 가지끝에 매달려 재주를 넘는다. 그 연노랑 속살에 입맞추고 돌아서려니 등굽은 할아버지 낮은 지게 부려놓고 톱질이시다 실겅실겅 톱질도 신나시던 우리 아부지 산마다 산마다 통굵은 나무가 넘쳐나는데 저 .. 내 삶의 조각들 2014.03.19
우리 엄마 우리 엄마 간장, 고추장, 된장, 수수빗자루 보리쌀, 콩, 수수를 함지에 눌러담고 새벽길을 걸어 30리도 넘는 후포항구로 팔러갔더란다. 아직 점심도 못먹었는데 짧은 겨울해는 긴 그림자를 앞세우며 하루를 재촉하더란다. 무게에 눌려 자라가 된 목을 하고도 집집마다 다녀도 다 못팔아 찬.. 내 삶의 조각들 2013.09.24
비내리는 날의 수채화 2013년 7월 4일 장맛비 내리는 목요일 저녁, 지하철 캐노피를 뚫고 올라오자 작은 마티즈도, 커튼가게도 그리고 50% 세일을 알리느라 펄럭이던 만국기도, 세상이 온통 장맛비에 후줄근히 젖어있다. 비 탓인가? ‘비처럼음악처럼’ 나도 젖어 김광석 거리를 찾았다. 내 젖은 마음과는 아랑곳.. 내 삶의 조각들 2013.07.08
일본에서의 2박 3일 - 둘째날 일본에서의 2박 3일 - 둘째날(결혼식) 아침 일찍 호텔 주변 산책을 나갔습니다. 호텔옆에 있는 우거진 숲이 일본 왕궁이라 했습니다. 궁 앞에는 작은 초소와 경찰셔틀버스가 한 대 있었습니다. 경관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습니다. 작은 호수가 궁을 애워싸고 있었고 우람한 나무들이 숲을 .. 일본에서의 2박 3일 2013.06.27
모래로 빚는 예술 = 모래 왕국 = 난 지금 모래 나라의 임금님입니다. 산도, 골짜기도, 들판도, 강도 마음대로 바꾸어 갑니다. 옛날얘기 속 임금님이라도 자기 나라 산과 강을 이렇게 바꿀 수는 없겠지요. 난 지금 정말로 위대한 임금님입니다. (가네코 미스즈 : 일본의 천재 동요시인, 1903-1930) 해운대 모래사.. 내 삶의 조각들 2013.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