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의 5박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5박6일 여행기 - 2012년 10월 14일 일요일 - 제3일

꿈꾸는도토리 2012. 12. 14. 10:31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5박6일 여행기 - 2012년 10월 14일 일요일 - 제3일

셋째날 (10/14일 일요일) ............. "케탐섬 그리고 쿠알라 셀랑고르"

 

 

 

3일째, 14일 새벽.

“하하하하~♪♬” 신나고 유쾌한 큰 웃음소리에 깜짝놀라 벌떡 잠이깼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호텔방인데, 쾌활한 웃음소리의 근원을 찾으니 룸메이트입니다.

이 아줌마가 뭐가 그리 신나서 한밤중에 호탕한 웃음소리로 잠을 깨웠을까?

여행이 즐겁긴 즐거웠나 봅니다.

자기도 자기 웃음소리에 놀라 깨어서는 멀뚱멀뚱 나를 쳐다봤습니다.

‘이러다가 오히려 내가 뒤집어 쓰는거 아니야?’

선수를 쳐야했습니다. 아니 진실을 밝혀야 했습니다.

“언니, 왜?...(자는 사람을 깨우냐고?)

“.....???..... 꿈꿨다.........”

그녀가 잠이 들깬 충혈된 게츰스레한 눈빛으로 꼬리를 내렸습니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다시 잠이 들지않아 내가 무엇을 얻으러 무엇을 위해서,

이제 짤리면 다시 취직할 기회도 나이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벌어놓은 돈도 없고, 먹여살려 줄 사람도 없는데,

회사 땡땡이까지 쳐가며 이곳에 왔는지 고민하다가 머리가 너무 아파

“내가 뭐 무엇을 얻으러, 무엇을 위해서 왔냐? 그냥 말레이시아 구경하러 왔지,

구경하려 왔으면 구경만 하면 되고, 느낌이 있으면 느끼면 되지. 인생 뭐 있냐?”

라는 결론을 내리고,

일어나 씻고, 가방정리를 하고 6시가 되기를 기다려 룸메이트를 깨웠습니다.

 

 

 

아침을 먹고 나서, 처음에 열차(KTM)편으로 클랑으로 가서

클랑에서 고속정으로 케탐섬을 둘러보고 다시 버스를 타고

쿠알라 셀랑고르의 부킷트 멜라와티로 갔다가

다시 파이어 플라이어파크가 있는 셀랑고르 강으로 갔다가

또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호텔로 돌아와야 하는 일정을

호텔 컨시어즈와 상의 끝에 호텔측에서 알선해 주는 봉고 밴을 타고 클랑으로 가서

클랑에서 밴은 대기 시켜놓고 배를 타고 케탐으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호텔 컨시어즈와 상의하는 대장님

 

봉고차가 호텔로 올때까지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습니다.

대원들은 호텔에 남아 좀 더 휴식을 취하기로 했고,

나는 권선생님, 이선생과 함께 호텔 근처의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산책한 곳은 호텔 맞은편으로 쿠알라룸푸르의 월가 같은 곳 같았습니다.

거리는 깨끗했으며 높고 웅장한 빌딩들에 은행과 보험회사 등 금융기관이 많았습니다.

 

   

 

 

 

 

 

도로주변에는 환경미화원들이 화단을 가꾸는 모습도 보였고,

뒷골목엔 분리수거를 하는 청소차도 보였습니다.

큰 건물과 도로, 골목길 모퉁이 곳곳에는 신을 모신 듯한 작은 신전들이 있었고 촛불과 향이 피워져 있었습니다.

 

 

 

 

 

깨끗하고 높은 빌딩들의 뒷켠에는 낡은 서민아파트들과

여행자들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들과 맛사지실 들이 많았습니다.

 

 

높은 빌딩들에 가려진 서민아파트 

 

 

 입구를 전통가옥 모습으로 꾸며놓은 게스트하우스와 게스트하우스의 식당

 

 

 

뿌리인지 줄기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뿌리와 줄기가 뒤얽힌 나무들

가지에 늘어진 가느다란 줄기 끝에 씨앗이 있고,

씨앗이 달린 줄기가 늘어져 땅에 닿아 씨앗이 발아를 하고

다시 큰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잎과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다 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를 상징한다 했습니다.

내 짐작이 맞다면 아마도 저 나무가 “반야”라는 나무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시 산책을 마치고 시간맞춰 호텔에 도착하자

호텔측에서 알선한 봉고차가 대원들을 태우고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플라우 케탐을 가기위해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담았습니다.

 

 

 

  

 

고속도로 나들목

 

케탐섬은 말레이시아에서도 점점 사라져버려 접하기 힘든

전통 수상가옥이 있는 섬으로 흑게 요리가 유명하다고 했습니다.

케탐섬으로 들어가는 해안은 숲들이 울창했고, 물이 빠진 해변은 진흙뻘이었습니다.

진흙대신 햐얀모래가 깔려있었다면 어느 곳 보다도 멋있는 훌륭한 휴양지가 되지 않았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클랑에서 케탐섬에 들어가는 고속정을 타기 직전 단체사진 한 컷

 

 

 

클랑의 선착장                                                                           고속정 승선모습

 

 

 

케탐 마을의 대부분의 도로는 지면에서 약 2미터 높이에 만들어진

나무다리로 이어져 있었고 탈 것은 나무다리로 이어진 도로여서

자전거 밖에 없었습니다.

선착장에는 섬 방문객들을 위하여 자전거를 대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물이 빠져 갯뻘이 그대로 드러났고,

온갖 쓰레기와 오물들이 바닥에 넘쳐 지저분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순박해 보였고, 집들도 거의가 다 대문을 열어놓거나

거실의 창을 열어놓아 안이 훤이 다 보였습니다.

어촌이어서 그런지 섬 곳곳에, 가정집에도 신을 모시는 작은 신전들이 있었습니다.

섬 사람들의 일상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잡은 물고기를 손질하여 햇볕에 말리고 있는 모습,

다음 사용을 위하여 손질하여 놓은 그물들 등 우리나라의 여느 어촌모습이나 비슷했습니다.

 

날씨는 무지하게 더웠고 햇살이 정말 따가웠습니다.

그날의 강렬한 햇빛으로 인하여 종아리가 익어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종아리가 따금따금, 얼얼합니다.

아 참, 그러고 보니 케탐섬에 들어갈때는 긴바지를 입었었네.

우쨌거나 열대지방의 열기는 뜨겁고 더웠습니다.

 

 

케탐섬의 풍경

 

 

갯벌이 더러난 수상마을

 

 

선착장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길                                                            자전거 대여점

 

 

마을 안에 있는 신을 모시고 있는 크고 작은 신전들

 

 

물고기 잡이에 쓰이는 그물                                               손질하여 말리고 있는 생선

 

 

실에 걸어 말리고 있는 닭발                                                        일상의 풍경

 

  

                                                                      자전거로 섬을 둘러보는 중국에서 온 여학생들

 

케탐섬의 파출소 순경

 

 

케탐섬의 시장

 

 

 

섬을 둘러보다가 해산물과 특히 검정게 요리로 유명한 케탐섬 김하식당(진허이식당)에서

게요리, 조개요리, 쌀국수, 완자우동(생선완자탕), 볶음밥,

타이거 맥주를 배가 터지도록 실컷 먹었습니다.

식당은 온 가족들이 함께 일하는 것 같았고,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초등학교 1, 2학년 쯤으로 보이는 어린 아이들이 서빙을 도우고 있었습니다.

 

 

 

 

  케탐섬을 나올때는 들어갈 때 빠졌던 바닷물이 들어와

뻘위 난간위에 세워져 있는 건물들은 모두 수상가옥으로 변해있었고,

해안의 울창한 나무들은 허벅지까지 물에 잠겨 있었고

뻘 위의 집들은 바닥에 널브려있던 오물과 쓰레기들이

물에 담겨 보이지 않으니 참으로 운치있는 수상마을이 되었습니다.

 

 

 

 

 

케탐섬 구경을 마치고 다시 고속정을 타고 클랑으로 돌아와

기다리고 있던 봉고밴을 타고 클랑에서 약 1시간 거리의 북쪽에 있는

쿠알라 셀랑고르로 향했습니다.

쿠알라 셀랑고르로 가는 도로가에는 온통 야자농장이 끝도없이 이어졌으며,

산 중턱에는 공동묘지도 보였습니다.

 

 

끝도없이 이어지던 야자농장                                                   산 중턱에 있는 공동묘지

 

부키트 멜라와티(*부키트는 산이라는 뜻임)는

쿠알라 셀랑고르의 중심가 근처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으로

18세기중엽 부터 100여년간에 슐탄이 살았던 시대의 흔적으로

멜라와티 요새나 대포 자리가 남아 있었습니다.

언덕위에는 전망이 아주 좋았으며 바다쪽으로는 말라카 해협이 멀리보이며,

순한 장난꾸러기 원숭이들이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놀이동산을 운행하는 유람 열차편으로 멜라와티 동산으로 올라가서

바나나와 줄기콩 들로 원숭이들을 꼬드셔 한판 재미나게 놀았습니다.

이 동산에 서식하는 원숭이는 어릴때는 황금색을 띄고 있지만

4~5개월 정도가 지나면 어미처럼 회색으로 변한다고 하였습니다.

 

 

 

 

 아기 원숭이(황금색)를 품에 안고 있는 어미 원숭이

 

원숭이와 너무나도 사이좋게 편안하게 어울리는 원정대의 대장님을 보고

“피는 역시 물보다 진하며, 저 분 역시 조상께는 공손한 분이며

그의 조상들은 후손을 한 눈에 알아보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숭이들과 실컷 놀다가 아쉬운 작별을 하고,

반딧불이로 유명한 파이어플라이파크로 가는 길에

저녁을 먹기 위해 버킷블랑방 피쉬빌리지 씨푸드레스토랑에 도착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황홀한 저녁노을이 펼쳐졌습니다.

 

 

  

버킷 블랑방의 아름다운 저녁노을 속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끝도없이 이어지는 해산물 요리로 풍요로운 저녁 식사를 하고

행복감으로 충만해진 여행자들은

신형원의 “개똥벌레”를 부르며

쿠알라 셀랑고르강의 맹그로바 숲속에서 개똥벌레들이 벌이는

황홀한 반딧불이의 향연으로 향했습니다.

 

 

온몸에, 손과 발 그리고 얼굴에까지 모기약을 뿌리고 나룻배를 탔습니다.

누구도 경험하기 힘든 반딧불이들의 황홀한 향연,

손톱같은 알전구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 놓은 것 같은,

그 깜빡이는 소리없는 향연에 방해가 될까하여

카메라 조차 켜지도, 촬영하지도 않았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맹그로버 숲속의 반딧불이는 소리없이 지구를 뒤흔들고

머리위에서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은 하늘을 뒤흔들었으리라.

칠흙같은 어둠과 정적속에서 반딧불이와의 교감...

경이롭기까지 한 이 풍경을 어찌 표현하리.

맹그로바 숲속에의 새들은 낮은소리로 지저귀고,

쿠알라 셀랑고르의 강물도 숨소리를 죽이며 흘러가고,

우기에 내리던 비도 소리낮춰 조심스럽게 나룻배의 천정을 두드리며

장단을 맞춰 주었습니다.

 

 

 

 

 

아쉬운 반딧불이의 향연을 뒤로하고 봉고밴으로

쿠알라룸푸르로 돌아 왔을때는 밤 10시가 훨씬 넘었고,

다시 1006호실에서 뭉쳐 야시장에서 사 온 과일과

배선생님이 한국에서 준비해 온 소주와 쥐포 안주로 뒷풀이를 하면서,

내일은 말레이 최고의 모스크가 있는

“샤 알람”과 해산 실크로드의 중심지였던 “말라카”중

말라카를 여행지로 결정하고 셋째날의 일정을 마무리를 했습니다.

 

 

 

별처럼 생긴 아주 예쁜 이 과일은 맛이 별로 없었습니다.

씻느라 뒷풀이에 참석했을때는 맛나는 망고는 대원들이 다 cuemtlrh

맛없는 별모양 과일만 남겨놓았습니다.

먹지 못한 억울한 망고 때문에 다시 한번 더 말레이시아로 떠나기를 종용해야겠습니다.

이빨빠진 말빨이 먹힐지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아, 억울해.

 

 

2012년 10월 14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