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돌아오던 날 밤
밤 11시 35분
VN407기가 호치민공항을 이륙하여
하늘로 치솟는 순간
창 밖 비행기 날개 끝에
오두마니 외롭게 앉아
나를 지키는 샛별하나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별 중에서
가장 크고 또한 영롱했습니다.
비행기가 칠흙같이 어두운 하늘을
한 시간을 날아도 두 시간을 날아도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앉아
빛을 내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저 별은 무슨 별일까?
“많이 피곤하나요? 잠을 좀 자는 게 어때요?”
샛별이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좀 피곤해요. 그런데 쉬이 잠이 오지 않네요.”
제가 대답했습니다.
“여행은 어땠나요?”
샛별이 또 물었습니다.
“가슴이 뭉클하고 벅차요. 알 수 없는 무엇으로 충만해진 것 같아요.
이 느낌이 오래 갔으면 좋겠어요.“
제가 대답했습니다.
“잘했어요. 사는게 뭐 별거 있나요? 그렇게 살아가는 거예요”.
샛별이 말했습니다.
“당신은 누구신가요?”
제가 물었습니다.
“당신을 지켜주러 왔어요.”
샛별이 대답했습니다.
“혹시, 제 아부지께서 보내셨나요?”
샛별은 쓸쓸히 웃었습니다.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하자
비로소
영롱하던 샛별은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기 위해
옷매무새를 추스르고 소지품을 챙기는 일에 골몰하느라
그만,
밤새껏 하늘에서 나를 지켜주던
샛별과 인사도 못하고 헤어져 버렸습니다.
샛별로 화신하여
먼 길을 떠난 딸을 지켜주고 싶으신
내 아버지의 영혼이셨을까요?
.
.
.
.
.
입국수속을 마치고 대합실로 나오면서
그 샛별이 ‘날개폭등’ 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날개등 이라도 좋습니다.
나는,
한 달 보름뒤면 두 번째 제사상을 받으시게 되는
내 아부지를 만났던 것입니다.
아....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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